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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녀씨 14

남편의 애원과 시동생 부부 재덕의 공세에 복녀씨의 굳은 결심이 무너졌다.

무너져선 안돼는 결심이었는데..

복녀씨는 새단장을 한 미용샵을 처분했다.

부동산에 내 놓은지 이틀만에 나갔다.

남편의 개인택시도 처분했다.

노후를 위해 남겨 두었던 집도 힘껏 대출 받아 재덕에게 보냈다.

대출낀 집도 내놨다. 작자만 나서면 곧 미국행이다.

덩어리가 큰 집은 생각보다 쉽게 나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설레임반 걱정반 새로운 터전에서 살아갈 삶을 생각하며 가슴이 두근거렸다.

마침내

집을 계약하자는 사람도 나타났다.

모든게 다 순조롭게 흘러 가는것 같았다.

 

그러던 어느날

복녀씨 머리에  청천벽력이 떨어졌다.

멀쩡하던 알래스카에 지진이 발생했다.

뉴스 속보가 보도되고 현실인지 꿈인지 믿기지 않았다.

아들 재덕의 생사가 걱정되었다.

다행히 아들 재덕은 무사했다.시동생 부부도 무사했다.

새끼는 무사했지만

무사하지 않은건 아들 재덕이 투자한 건물이었다.

아들 재덕의 건물은 반파. 시동생 부부의 건물은 완전히 무너졌다.

복녀씨 가슴도 무너져 내렸다.온몸이 후들거렸다.

그만..삶을 놓고 싶었다.눈물이 주르르 하염없이 흘러 내렸다.

늦은 밤 집 근처 교회를 찾아갔다.열려있는 성전에 들어가 의자에 풀썩 주저 앉아

통곡했다.누가 보든 말든 상관 없었다.

하나님께 소리치며 악을 썼다.

"이봐요~ 하나님! 나 알죠? 당신 나한테 도대체 왜 .왜! 왜 나한테 이러냐구

내가 뭘 잘못했다구. 부모 잘 못 만나 못 배우고 이날 이때껏 열심히 악착같이 살며

남 속이는 나쁜짓 않고 손이 부서져라 입이 부르트고 발을 동동거리며 한푼 두푼 알뜰하게 모아

남편 차 사주고 아들 공부시키고 아들이 취업 안돼 백수로 늙어가는 꼴 못보겠기에 낮선땅에 보냈는데

그 아들이 눈에 밣혀 아들과 살아 보겠다고 얼마 안돼는 재산 정리해 미국에 보내고

미국 들어갈 날 기다리고 있는데..비행기표도 끊어 놨는데 ...집도 곧 나가는데

왜!나한테 이러냐구..해준것도 없으면서 ...번지수를 잘못 찾았다구요.

나 나쁜짓 안하고 살았어요."

통곡하고 흐느끼고 간신히 마음을 추스렸다.

마음을 추스려 가며 밤 산책을 하던 저녁 한날

숨을 쉴 수 없었다.숨이 쉬어지지 않았다.

걷다 주저 앉기를 반복하다 간신히 병원 응급실로 걸어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