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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이의 휴가 2

딸아이 손잡고 구경도 하고 맛난 음식도 먹으리라 별렀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비 바람부는 궂은날이 많아 야외구경 일정을 취소해야만 했다.

겨우 하루..에버랜드만 구경했다.

로스트밸리도 보고 사파리도 구경하고  퍼레이드 행렬도 구경했는데

야간 퍼레이드 행렬이 압권이었다.

주간 퍼레이드 행렬에 신서유기 팀에서 스머프 분장을 하고 참여 했다고 한다.

어쩐지 드론이 떠서 이상하다 생각했지만 예능 프로그램을 찍고 있을거란 생각조차 못했다.

에버랜드 야간 퍼레이드 행렬..환상이었다.

 

민속촌 궁평항도 가려고 했는데 불발이었다.

뜻밖의 상황으로 없던 일정이 생겨 학교에 꼭 가야만 했다.

비가 와 교통체증으로 거의 왕복 6시간 걸려 학교에 갔다.

 

딸아이의 친구들은 비바람 부는 먼길 마다않고 우리집으로 달려와 하룻밤 잠자고 갔다.

20만대군 친구들~아줌마가 정말 고맙다!

 

딸아이가 집에 들어선 순간부터 잠잠했던 사물들은 마법에서 풀린듯 일제히 살아났다.

적막강산이던 집에 생기가 돌았고 방방마다 딸아이의 물건들이 인산인해를 이뤄 발로 툭툭 차고 다녔다.

시방 단촐했던 내 화장대엔 딸아이가 남기고 간 쓰다남은 화장품이 병정처럼 열지어 서있다.

 

딸아이는 연예인처럼 동분서주 바쁜 나날을 보내다 다시 제 일터로 돌아갔다.

딸아이가 돌아가고 난 빈자리엔

딸아이 고국방문을 환영한다며 보내온 딸아이처럼 화사하고 아름다웠던 예쁜 꽃바구니가

화무십일홍

딸아이의 온기가 쑤욱 ~빠지자 쭉쩡이 부부인 우리처럼

초라하게 시든  후줄그레한  모습으로 변모해 거실 한켠에 우두커니 장식처럼 자리잡고 있다.

시든 꽃 바구니 처치를 놓고 남편과 옥신각신..중이다.

 

25시간 걸려 날아온 고국에서 낮밤이 뒤바껴 간신히 적응할 무렵

다시 제 일터로 돌아가 다시금 낮밤을 뒤바꿔야 했다.

또 다시 영상통화하며 밥 잘 챙겨먹으라 운전조심하라 아프지마라 란

말을 매일 앵무새처럼 되뇐다.

짧은 휴가기간 딸아이를 만나

오랜기간 딸아이를 그리워했던 갈증이 다소 해소 되었다.

 

딸! 기다릴수 있어 엄만, 기다릴 수 있어.더 오랜 시간도 버티고 기다렸는걸..

 

내년 9월이면 아예 우리곁으로 날아온단다.그 약속 꼭 지켜라!

아득하게 남은 2020년 9월을 향해 하루하루

딸아이를 기다리는 애타는 엄마 마음 화살을 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