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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이의 휴가 1

작년 9월 한 학기 남겨두고 복학신청을 하려고 할 즈음

밑져야 본전으로 낸 이력서를 보고 콜 한곳이 있었다.

딸아이가 취업한 곳은 미국...경력을 쌓아 취업에 유리한 고지를 달성하기위해

눈물을 머금고 딸아이를 타지로 떠나 보내야했다.

카카오톡 영상으로 우리와 낮밤이 뒤바뀐 딸아이의 모습을 보며 딸아이를 보고 싶은 마음을 달랬다.

어느날은 환장하게 딸아이가 보고싶어 하루종일 눈물이 줄줄 흘렀다.

우리부부가 잘때 딸아이는 일어나 출근준비를 서둘렀다.

딸아이는 아침 끼니를 거르기 일쑤였다. 퇴근해서 돌아오면 녹초가 돼 저녁을 거르기도 하고..

애가탔고 마음이 아렸다.

따뜻한 밥에 딸아이가 좋아하는 콩나물국  게란찜 계란말이 호박전 브로콜리스프 된장찌개를

실컷 먹이고 싶은 엄마 마음..그대들도 잘 아시리라.

밥을 먹을 때마다 딸아이 생각이 났다.

딸아이의 차사고 소식을 들었을땐  가슴이 까맣게 타들어갔다.

"경력이고 나발이고 다 때려치고 엄마 아빠 있는 곳으로 날아와"  

라고 말하고 싶은것을 간신히 참았다.

차려준 밥도 제대로 안먹고 깨작댔는데 저 혼자 장보고 밥 해먹고 운전하며 회사를 다니다니

기특하고 대견했다.

딸아이를 떠나보낸지 1년 2개월이 조금 안돼는 11월 초 어느날

2주가 채 안돼는 짧은 휴가를 내고 엄마 아빠를 만나러 왔다.

날마다 디데이세며 딸아이 만나는 모습을 상상했다.

더디게만 흘러가던 날이 드디어 왔다.

딸아이가 나오는 출구를 눈빠지게 쳐다보느라 눈이 다 튀어나올 지경이었다.

딸아이는 우리부부를 보고  눈물을 흘렸다.

딸아이를 끌어안고 눈물이 나오는 것을 참느라 애썼다.

공항에서 드라마 한편 찍을 순 없었다.

 

알뜰한 딸아이는

비행기값 아끼겠다며 북경을 경유해 장장 25시간 고된 시간을 보내며

우리부부 곁으로 달려왔다.

딸아이를 위해 이 한몸 부서져라 헌신하자~ 다짐했다.

딸아이가 먹고 싶었다던 엄마표 콩나물국과 오이지 무침 계란찜 버섯전골 김밥 브로콜리스프를

만들어 먹였다.

입이 짧은 딸아이가 조금 먹고 남긴 음식을 나와 남편이 먹어대 체중이 급속히 불어났다.